별의 죽음 - 초신성

손경근 | 2011.10.31 | 조회 5034


초신성 - 우주 팽창의 비밀을 알려주는 열쇠


 



사람들은 흔히 별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곤 한다. 별은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의 삼라만상이 그러하듯 별도 태어나고 자라고 결국에는 죽는다. 거대한 질량의 별이 가장 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바로 초신성이다. 초신성은 은하 하나의 밝기보다 더 밝을 정도로 밝아졌다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어두워진다. 초신성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주 팽창의 비밀을 알려주는 열쇠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초신성 관측의 역사



초신성은 사실 별이 죽어가는 모습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한동안 새로운 별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초신성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잠시 머물렀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객성(客星, 손님별)이라고 불렸다. 기록에 남아있는 최초의 초신성은 185년에 중국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된 것이다. 1006년에 관측된 초신성은 지금까지 가장 밝았던 초신성으로 추정되며 중국과 이슬람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자세히 기록되었다. 1054년에 나타난 초신성은 중국의 천문학자에 의해 관측되었으며, 그 잔해는 게성운(Crab Nebula)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1572년의 초신성은 티코 브라헤(튀코 브라헤, Tycho Brahe, 1546~1601)에 의해 관측되어 티코 초신성이라고 불리고, 1604년의 초신성은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에 의해 관측되어 케플러 초신성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은하에서 가장 최근에 관측된 초신성이다. 케플러 초신성은 조선왕조실록에도 관측된 기록이 약 130회가 있다. 이 기록은 케플러의 기록에 빠져있는 자료를 제공하여 최대 밝기를 알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1572년과 1604년에 관측된 초신성들은 유럽에서 천문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384~BC322)는 달과 행성 너머의 하늘은 절대 변화가 없는 곳이라고 주장했는데,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는 이 초신성들을 그 주장에 대한 반박의 근거로 사용했다. 이 초신성들은 모두 우리 은하에서 나타난 초신성들이었고, 매우 밝았기 때문에 낮에도 관측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었던 가장 최근의 초신성은 1987년에 우리 은하의 동반 은하인 대마젤란은하에서 나타난 초신성이다. 남반구 쪽 하늘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었고 최고 밝기는 약 3등급 정도였다.







현대의 초신성 관측



우리은하에서는 1604년 이후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았지만 망원경의 보급으로 멀리 있는 외부은하에서 나타나는 초신성들이 많이 관측되었다. 여기에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 초신성이 어느 은하에서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초신성 관측은 망원경으로 어떤 은하를 관측하면서 이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000년대에 들어 자동망원경과 CCD 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 매년 수백 개의 초신성이 발견되고 있다. 초신성 관측은 최근에 특히 우주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더욱 활발한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종류의 초신성들 중 특정한 종류의 초신성은 외부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 측정에 사용되는 초신성



초신성은 크게 스펙트럼에 수소 흡수선이 관측되지 않는 1형과 관측되는 2형으로 나뉜다. 이들은 다시 몇 개의 세부 분류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 거리 측정에 사용되는 초신성은 1a형 초신성이다. 일반적으로 초신성은 태양 질량의 9배 이상의 별이 진화의 최종 단계에서 중력에 의한 붕괴로 폭발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초신성의 밝기는 별의 질량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1a형 초신성은 이런 초신성과는 달리 거리 측정에 사용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별은 핵에서 수소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태양과 유사한 질량을 가진 별은 핵에서 수소가 모두 소진되면 적색거성행성상성운 단계를 거쳐 백색왜성으로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백색왜성은 내부에서 에너지를 발생하지 않고 전자들이 압축된 힘이 중력과 평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상태를 ‘축퇴(degeneration)'라고 한다. 태양은 약 50억년 후면 백색왜성이 되어 서서히 식어가면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백색왜성은 축퇴 상태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특이한 성질을 가지는데, 일반적인 별들은 질량이 커지면 크기도 커지는데 반해서 백색왜성은 질량이 클수록 크기가 더 작아진다. 질량이 커지면 더 큰 중력으로 압축을 하기 때문에 크기가 더 작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압축을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백색왜성은 특정한 질량 한계를 가지게 된다. 이 질량 한계는 태양 질량의 1.44배이고, 이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인도 출신의 천문학자 찬드라세카르(Chandrasekhar, 1910~1995)의 이름을 따 ‘찬드라세카르 한계’라고 불린다. 찬드라세카르는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측하기도 하였으며, 별의 진화 연구에 대한 업적으로 198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런데 이런 백색왜성 근처에 적색거성과 같이 많은 물질을 방출하는 별이 존재하고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적색거성에서 방출된 물질은 백색왜성으로 끌려들어가 백색왜성의 질량이 증가하게 되고, 백색왜성의 질량이 찬드라세카르 한계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축퇴압으로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폭발하게 된다. 이렇게 폭발하는 별이 바로 1a형 초신성이다. 1a형 초신성은 찬드라세카르 한계 근처의 비슷한 질량을 가진 상태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폭발하는 최대 밝기가 거의 일정하게 된다. 따라서 1a형 초신성은 자신이 속해있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최근 비교적 가까운 은하인 M101 은하에서 나타난 초신성도 이와 같은 1a형 초신성이다. 이 초신성은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밝기가 최고에 이르기 전에 발견되었기 때문에 초신성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초신성이 밝힌 우주의 가속 팽창



1929년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이 우주의 팽창을 처음으로 알아낸 이후, 우주의 팽창속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먼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1a형 초신성은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아낼 수 있는 최적의 도구가 되었다. 과학자들은 멀리 있는 1a형 초신성 수십 개의 거리와 후퇴속도를 분석하였다. 그런데 초신성들은 우주가 일정한 속도로 팽창하는 경우에 비하여 밝기가 더 어둡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이 초신성들이 예상보다 더 멀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원인은 단 하나 우주의 팽창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1998년 두 팀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독립적으로 발표되었고, 최근의 우주론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견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우주가 팽창하기는 하지만 우주에 있는 물질들의 인력 때문에 팽창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실제 관측 결과는 이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우주가 이렇게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힘이 계속 작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으로서는 이 힘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과학자들은 이 정체불명의 힘에 ‘암흑에너지(dark energy)’라는 이름을 붙였다.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팽창하면 팽창할수록 점점 더 커진다. 그러므로 우리 우주는 앞으로 영원히 가속 팽창을 계속할 것이다. 이런 놀라운 우주의 비밀을 밝혀준 것이 바로 초신성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초신성의 잔해



우주가 처음 만들어질 때에 우주에는 수소, 헬륨, 그리고 리튬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은 거의 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별의 중심에서는 까지의 원소들이 만들어지고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모든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을 통해서 우주로 퍼져나가 새로운 별과 행성들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그러므로 초신성 폭발이 없었다면 지구는 물론 우리 인간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별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호기심을 느끼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근원을 찾고 싶어 하는 어떤 본능적인 감성인지도 모르겠다.
















1. M101 은하의 초신성 관측 방법


M101 은하의 초신성은 북두칠성 손잡이 끝 두 별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 9월 동안에는 최대 10등급까지 밝아지기 때문에 망원경을 이용하면 관측이 가능하지만 초보자가 찾기는 쉽지 않으므로 근처의 천문 관련 기관을 방문하여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국립과천과학관 천체관측소의 망원경을 이용하면 날씨와 관측조건이 좋은 경우 관측이 가능하다
















이강환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운영과 연구사 - 자료 제공 국립과천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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