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을 탄 허블망원경

손경근 | 2011.08.03 | 조회 6214
 





-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다.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은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1990년 4월 지구 궤도에 올려 놓은, 천체 관측을 위한 망원경이다. 20세기 초, 은하와 우주 팽창의 발견으로 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Powell Hubble)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지구 상공 610km에서 지구 주위를 돌면서 천체의 측광관측과 분광관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허블우주망원경은 궤도에 오른 지 20년이 지난 2011년 현재까지도 우주 탐사에 앞장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완성되기 전,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지금 모르고 있는 모든 문제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우주로 올라가기만 하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허블우주망원경에 무한한 기대를 가졌었다. 실제로 허블우주망원경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그 가운데 우주의 나이를 10% 오차로 알 수 있게 된 것이나 우주가 암흑에너지로 꽉 차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모두 허블우주망원경의 큰 공로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우주론을 새로 정립한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태양계 밖에 있는 외계 행성을 관측하고, 이들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관측을 수행함으로써 21세기 천문학의 중요한 분야가 될 천체생물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구상하다





허블우주망원경에 대한 최초의 구상은 1946년,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이론천체물리학자인 라이먼 스피처(Lyman Spitzer, 1914~1997) 교수에 의해 이루어 졌다.




스피처는 성간물질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낸 학자로, 일찍부터 우주망원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형 우주망원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주망원경이 지상의 망원경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경비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지상의 망원경에 비해 각 분해능(두 물체를 분해해서 볼 수 있는 정도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 뛰어나 멀리 있는 천체의 식별이 용이하고, 지상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한 자외선과 적외선을 이용한 천체의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피처에 의해 촉구된 우주망원경 개발은 NASA에 의해 1960년대 궤도태양관측소(OSO)와 궤도천체관측소(OAO) 건설을 거쳐, 1968년에 지름 3m의 우주 반사망원경 건설 계획으로 발전했다. 우주 궤도에 올릴 반사망원경 계획은 1979년 발사를 목표로 진행됐으나, 예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궤도에 올라가는 데까지 10년 정도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구경은 2.4m로 줄었고, 이름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정해졌다. 또한 유럽우주항공국도 제작에 참여하는 등 전 세계의 역량을 총집결해서 만들게 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CCD 카메라나 분광기와 같은 관측 장비와 함께 반사망원경의 거울 제작을 포함한 광학계를 만들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싣고 연료를 공급하고 지상과 교신을 할 우주선 부분의 제작도 함께 이뤄져야 했다. 때문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제작에는 몇몇 미국 정부 산하 기관들 뿐 아니라 퍼킨 엘머나 코닥과 같은 광학회사도 참여했다. 이렇듯 허블우주망원경의 제작은 미국 우주개발 역사에서 가장 야심찬 계획 중 하나로 추진됐다.







그렇다면 허블우주망원경 계획이 그전에 이루어진 궤도태양관측소나 궤도천체관측소와 차별되는 점은 무엇일까? 다른 우주망원경들은 지구 궤도에 올려질 때 탑재한 관측 장비와 연료가 수명을 다하면 그대로 우주에 버려진다. 그 반면 허블우주망원경은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궤도에 올려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사후 관리를 받고, 계속 새로운 관측 장비가 붙여져 새로운 관측을 수행하도록 고안됐다. 이 때문에 허블우주망원경은 미국 우주 계획의 핵심 중 하나인 우주왕복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계획되고 건설됐다.(2000년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을 활용하지 않고 퇴역시킬 계획을 발표했으나, 좀더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 2009년 5월 애틀란티소호가 다섯 번째 수리를 위해 발사되었다.)






1990년 지구 궤도 위에 오른 후, 허블우주망원경은 서서히 개선되어 왔다. 1993년 12월 허블우주망원경의 유지 보수를 위해 보정렌즈와 WFPC2라 불리는 광시야 행성카메라를 설치한 작업이 있었다. 미국의 CNN 방송은 이를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우주인이 우주 유영을 하며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는 모습을 전 인류가 지켜볼 수 있었다.




그 후에도 2009년 5월까지 총 네 번의 서비스 미션을 더 가져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장비들을 교체, 더 좋은 영상을 얻는 계기가 마련됐다. 가장 먼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 HUDF(Hubble Ultra Deep Field)는 2002년 수행된 서비스 미션에서 교체된 탐사용 고급카메라(ACS)와 1997년 교체된 닉모스(NICMOS)를 장기 노출해 찍은 합성 영상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밝힌 우주의 신비





허블우주망원경이 밝힌 우주의 신비는 수없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현대 우주론의 핵심적인 물리량인 허블상수를 정확하게 구했다는 것이다. 허블상수는 우주의 팽창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역수(어떤 수 x의 역수=1/x)는 우주의 나이에 비례한다. 우주론에 따라 허블상수와 우주의 나이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지만, 어느 경우든 허블상수만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면 우주의 나이를 알 수 있다.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려지기 전에 알려진 허블상수 값의 범위는 50~100km/s/Mpc 였는데, 이 허블상수에 해당하는 우주의 나이는 100억년이 될 수도, 혹은 200억년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라가자마자 수행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은하를 관측하고, 이로부터 이 은하의 거리를 구해 정확한 허블상수 값을 구하는 것이었다. 이 임무는 카네기 연구소의 웬디 프리드만(Wendy Freedman)이 연구책임자로 수행했다. 그녀의 팀은 관측에 성공해 허블상수 값을 10% 오차범위로 구할 수 있었고, 따라서 우주의 나이도 90%의 정확도로 알 수 있게 됐다. 이 자료를 통해 계산한 우주의 나이는 약 80억∼120억년이었다.







허블 우주망원경에 의해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견은 1998년,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즉, 현재 우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크기가 더 빠르게 커지는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멀리 있는 초신성을 독립적으로 관측한 두 팀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밝혀져 우주론의 새 시대를 열었다. 기존의 이론인 표준 우주론에서는 우주가 대부분 차가운 암흑 물질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는데, 우주의 가속 팽창은 70% 정도는 아직 정체를 모르는 암흑에너지로 이뤄져 있고 30% 정도는 암흑물질과 보통의 빛을 내는 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허블우주망원경은 아주 멀리 있는 은하를 관측해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은하보다 크기가 작고 모양도 불규칙한 것이 많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은하 생성 과정의 이해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또한 은하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수 억 배에 달하는 초중량 블랙홀이 존재해, 은하의 탄생과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보여줬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에서는 이러한 우주론적인 발견 외에, 21세기 천문학의 중요한 분야인 천체생물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세계 최초로 외계행성인 ‘포말하우트B’의 가시광선 영상 관측에 성공했고, 외계행성 HD209458B를 분광관측해 수소 뿐 아니라 탄소, 산소, 나트륨 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다른 외계행성에서 물이나 메탄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다.









21세기 천문학 발전의 밑거름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려진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허블우주망원경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망원경으로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은 앞으로 차세대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궤도에 올려지거나, 능동광학으로 무장한 지상의 30m급 거대 망원경들이 건설돼 관측을 시작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수많은 우주의 신비를 밝혔지만 새로운 질문도 많이 던졌다. 이 중에서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일과 함께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는 일은 21세기 천문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은하의 생성 비밀을 밝히고 우주에서 태어난 최초의 천체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이제 막 시작된 천체생물학도 21세기 천문학의 중요 화두이다. 21세기 천문학은 허블우주망원경의 발견을 바탕으로 우주의 신비를 향한 무한 도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1. 측광관측


빛의 강도 변화를 관측하고 연성계나 변광성의 구조를 조사하는 관측




2. 분광관측


망원경으로 모아진 빛을 파장 별로 나눠 각 파장 영역에서 나오는 결과로 천체의 여러 가지 물리 상태를 조사하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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