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단위’에서도 검증…또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곡성섬진강천문대 | 2018.07.06 | 조회 21
‘은하계 단위’에서도 검증…또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후 1915년이 되어서야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다. 중력에 대한 개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특수상대성이론을 중력에 대한 개념이 포함된 이론으로 정립하는 데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그동안 중력 이론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뉴턴의 중력법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은 뉴턴이 생각한 것처럼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이다.

또한 뉴턴이 설정한 것처럼 공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해서 공간이 휘어진다. 시공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그 속의 물체와 상호작용을 하는 유동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중력이란 뉴턴이 말했던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간과 상호작용해서 주변 공간을 휘어놓은 정도라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체에 의해서 공간이 휘는 현상이 중력이고 공간의 곡률이 곧 중력의 크기인 것이다. 

시공간에 대한 이해가 이토록 다르니 진짜 그런지 관측을 하고 확인을 해보면 어느 중력 이론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은 1919년 개기일식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관측적으로 증명했다.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은 태양이 달에 의해서 가려지기 때문에 하늘에서 별들을 볼 수 있다. 태양과 함께 별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인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태양 질량에 의해서 주변 공간이 휘어질 것이다. 그 영향으로 태양 뒤쪽으로부터 오는 별빛은 휘어진 태양 주변의 공간을 따라 움직여서 우리에게 도달할 것이다. 이 별들의 위치를 측정한 후 태양이 없는 밤하늘에서 같은 별들의 위치를 측정한 것을 비교하면 될 것이다. 태양에 의한 주변 공간의 휨 현상이 실제 일어났다면 이들 별의 위치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태양의 질량을 알고 있으니 얼마나 다를 것인지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예측한 값과 관측한 값이 정확히 일치해야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증명될 것이었다. 

에딩턴은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에 보일 별들을 뽑은 후 미리 밤하늘에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에딩턴은 이 사진에 찍힌 별들의 위치를 1919년 5월29일 개기일식 때 찍은 별들의 위치와 비교했다. 관측 자료의 질은 높지 않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그만큼의 차이로 별들의 위치가 차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관측적으로 증명된 것이었다. 뉴턴이 틀렸고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옳은지 확인하는 온갖 종류의 관측과 실험이 있었다. 수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한 후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으로 돌아올 때 그 위치가 매년 조금씩 변한다. 그런데 이 위치 변화의 크기를 설명하기 힘들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값은 수성의 근일점 관측값과 일치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 이론이라는 오래된 증거 중 하나다.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서 중력에 따른 적색이동 현상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과는 늘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잘 맞아떨어졌다. 태양이나 행성 근처를 지나는 우주탐사선에 지구로 보내는 전자기파 신호도 휘어진 주변 공간을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 도달하는 데 차이가 생길 것이다. 수많은 우주탐사선의 신호를 분석한 결과 역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지구 질량에 의해서도 주변 공간이 휘어질 것이다. 당연히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서 지구로 오는 신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과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 그대로 관측되었다. 중력파의 발견은 그야말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정확한 이론이라는 것을 확인 또 확인해주는 21세기 최고의 사건 중 하나였다. 

천체에 의해서 주변 공간이 휘는 현상으로부터 중력렌즈효과가 생긴다. 에딩턴이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 별들의 위치를 측정해서 태양이 없는 밤하늘에서의 같은 별들의 위치와 비교한 것도 사실은 중력렌즈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우리가 바라볼 때 어떤 천체 뒤쪽에 다른 천체가 있다고 해보자. 뒤에 있는 천체는 앞에 있는 천체 때문에 우리에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천체로부터 오는 빛이 우리와 그 천체 사이에 놓인 다른 천체에 가려서 그렇다. 그런데 우리와 먼 천체 사이에 놓인 천체는 물체이므로 질량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해서 주변 공간을 휘어지게 할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말이다.

중간에 놓인 천체 때문에 주변 공간이 휘어지게 되면 그 너머에 있는 가려서 보이지 않던 천체로부터 오는 빛의 경로가 달라지게 된다. 먼 천체로부터 오는 빛은 휘어진 공간의 경로를 따라서 그저 직진을 할 것이다. 그런데 공간이 휘어졌기 때문에 그 휘어진 공간을 거쳐서 날아와서 우리에게 인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중력렌즈효과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빛은 증폭되는 효과도 보인다.

우리가 바라볼 때 우리와 먼 천체와 그 사이에 놓인 천체 사이의 기하학적인 각도에 따라서 중력렌즈효과는 다양한 양식으로 관측된다. 렌즈 역할을 하는 중간에 놓인 천체의 질량과 모양에 따라서도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낸다. 먼 천체와 중간에 놓인 천체가 우리가 바라볼 때 정확이 일치하는 직선상에 놓인다면 뒤쪽에 놓인 천체는 중간에 놓인 천체 주변을 마치 원처럼 둘러싼 모양으로 나타날 것이다. 원의 크기는 중간 천체의 질량 같은 물리량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 원을 아인슈타인 링이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은 아주 드물다. 위치가 정확히 일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일직선상이 아니라 약간의 각도를 갖고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완벽한 원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모습으로 관측될 것이다. 

은하같이 질량이 큰 천체에 의해서 뒤쪽의 천체가 보이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강한중력렌즈효과라고 부른다. 렌즈 역할을 하는 중간 천체의 질량이 작거나 아주 멀리 있을 경우에는 아인슈타인 링 같은 형태를 관측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간 천체의 밝기가 변하는 양상으로 관측된다. 미소중력렌즈효과라고 부른다. 천체들은 하늘에 수도 없이 널려 있으니 서로에 의해서 만들어진 공간의 휘어짐 현상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약하지만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될 것이다. 이런 현상을 약한중력렌즈효과라고 한다. 이렇게 여러 단계에서 중력렌즈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모든 단계에서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되었고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것이 계속 관측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은하단에 의해서 더 먼 곳에 위치한 은하단의 은하들이 중력렌즈효과를 일으키는 모습도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다. 

포츠머스대학교 우주론과 중력연구소의 토머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흥미로운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 2018년 6월2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A precise extragalactic test of General Relativity’라는 제목을 단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 ‘은하 단위에서의 일반상대성이론 정밀 검증’ 정도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 은하 정도의 크기 규모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관측적으로 검증했다는 것이다. 100년 넘도록 이어져온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대열에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보태겠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지구 근처나 태양계 단위에서는 수많은 관측을 통해서 확고하게 검증된 것은 사실이다. 은하나 은하단에 의한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되어서 일반상대성이론이 그 정도 크기 단위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은 이미 확인되었다. 하지만 은하 정도 크기의 단위에서 정량적으로 정밀하게 확인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가까운 중력렌즈 천체인 ESO 325-G004를 정밀하게 관측하고 분석했다. 결론은 아인슈타인이 이번에도 옳았다는 것이다. ESO 325-G004는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은하에 의해서 그 뒤쪽에 놓인 은하가 중력렌즈효과에 의해서 아인슈타인 링의 모습으로 관측되는 경우다. 은하들이 거의 일직선상에 놓여 있어서 거의 원에 가까운 아인슈타인 링을 볼 수 있는 천체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아인슈타인 링의 크기와 모양으로부터 렌즈 역할을 하는 은하의 정확한 질량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질량을 갖고 있는 천체 주변 공간의 휘어짐을 예측할 수 있듯이 중력렌즈효과에 의한 관측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면 렌즈 효과를 일으키는 천체의 질량 같은 물리량을 관측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중력렌즈효과에 의해서 발생한 아인슈타인 링을 정밀하게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렌즈 현상을 만들어 낸 바로 그 은하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독립적인 관측을 통해서 이 은하의 질량을 측정했다. 이 은하에 속한 별들의 속도분산값을 측정하면 중력장의 크기를 알 수 있고 그로부터 은하의 질량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해진 질량은 눈에 보이는 별 같은 일반물질뿐 아니라 중력에 관여하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의 질량을 반영한다. 다시 말하자면 암흑물질과 일반물질의 양을 모두 합한 총질량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독립적으로 구한 이 은하의 역학적 질량을 중력렌즈효과로부터 구한 은하의 질량과 비교했다. 다른 방식으로 구한 은하의 두 질량값은 아주 잘 일치했다. 역학적으로 구한 은하의 질량이 맞는다면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셈이 된다. 두 방식으로 구한 질량이 일치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은하에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지하는 결과인 것이다.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간혹 제기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물리법칙의 수정까지 요구하는 가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번 관측 결과는 이런 접근보다는 기존의 암흑물질을 바탕으로 한 접근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었다. 그동안 주로 태양계 크기 단위에서 정밀하게 검증되었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그 정밀한 검증의 장을 은하계 단위로 넓혔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번에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검증을 통과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20세기를 넘어서 21세기에도 여전이 우리들의 중력이론의 패러다임으로 남았다. 이번에도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필자 이명현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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